[제21회 들불상 수상 결정문]
“들불의 불씨, 억압을 뚫고 세계의 바다로 향하다”
(사)들불열사기념사업회는 2026년도 제21회 <들불상> 수상자로 평화운동가 ‘김아현(활동명 해초)‘님을 선정하였습니다.
1970년대, 광천동 공단의 척박한 땅에서 피어오른 ‘들불야학’의 불꽃은 민중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거룩한 저항이었습니다. 그날의 들불 열사들이 독재와 폭력에 맞서 민주주의를 외쳤듯, 오늘날 전 세계를 뒤덮은 전쟁과 증오의 파고 속에서 온몸으로 평화를 일궈내는 활동가가 있습니다.
제21회 들불상 심사위원회는 국경과 바다를 넘나들며 인류의 양심을 깨워온 평화활동가 ‘해초’ 김아현 님을 올해의 수상자로 선정하며, 그의 숭고한 여정을 기리고자 합니다.
김아현 님의 평화 실천은 아주 어린 시절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초등 대안학교 시절 제주 강정마을의 아픔을 목격한 이후, 진도 팽목항과 광주 5·18 민주묘지를 잇는 ‘평화의 배’ 위에서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연대하는 법을 스스로 익혔습니다.
특히 2023년, 무동력 세일링 요트를 타고 107일간 동아시아 바다를 누빈 ‘생명의 항해’는 군사주의의 긴장을 녹이고 생명과 연대의 메시지를 전파한 독보적인 실천이었습니다. 이어 지중해 동쪽 끝,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땅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향한 그의 발걸음은 “가자지구로 가는 배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학살에 대한 가장 강력한 저항”임을 온 세상에 선포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마주한 부당한 구금과 나포, 그리고 한국 정부의 ‘여권 무효화’ 조치라는 가혹한 탄압도 그의 평화로운 저항을 막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김아현 님은 국제사회에 국가 권력의 폭력성을 고발하고 이스라엘의 학살을 멈추기 위한 한국 정부의 책임을 준엄하게 촉구하며, 고립된 이들과 연결되는 ‘생명의 끈’이 되어주었습니다.
누군가는 그의 항해가 무모하다 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들불의 정신은 결코 박제된 역사가 아닙니다. 인간의 존엄이 짓밟히는 곳, 진실이 은폐되는 곳에서 다시 타오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들불의 계승입니다. 김아현 님은 광주 오월의 정신이 어떻게 국경과 바다를 넘어 세계적 평화 연대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자신의 삶으로 증명해 보였습니다.
우리는 김아현 님의 헌신과 용기가 들불열사들의 뜻과 깊이 맞닿아 있음을 확인하며, 이 상이 그가 걷는 고난과 희망의 길에 든든한 연대의 손길이 되기를 바랍니다.
2026년 5월 23일
제21회 들불상 심사위원회
심사위원장 김 병인 (교수 . 전남대 사학과)
위원 김 상호 (들불열사기념사업회 상임이사) 임 명규 (광주청년정책네트워크 대표)
윤 정순 (광주YWCA 사무총장) 정 준현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