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들불상 수상 소감문
수상자 : 광주청년유니온 위원장 김다정
유니온 운동에 대한 연대와 응원 그리고 지지에 먼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또 이렇게 훌륭하신 이소아 변호사님과 함께 수상할 수 있어서 더 영광입니다. 감사합니다.
”5월은 명예가 아니고 멍에이며, 채권도 이권도 아닌 채무이고, 희생이고, 봉사입니다. 5월은 전체 시민과 민족의 것입니다. “5.18 기념재단의 창립선언을 작성한 합수 윤한봉 선생님의 글귀입니다. 광주는 5월의 누군가의 것을 넘어, 인간다운 삶과 민주주의를 이야기하는 시민들의 공통의 명사가 되었습니다.
구직자는 노동자가 아니던 시절, 구직자도 노조 할 권리를 인정해달라는 행정소송에서 승소하고, 애들의 용돈벌이 정도로 치부되던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의 주휴수당 찾기 운동을 시작으로 우리는 청년유니온 깃발을 올렸습니다. 구직자, 프리랜서-플랫폼, 알바생 등 그간 노동자 라고 불리지 못했던 청년들을 호명하며 등장했던 우리는 늘 사회가 주목하지 않았던 이들과 어깨를 걸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곧 우리 자신이기도 했습니다.
근로계약이 아닌 도급계약서를 쓴다는 이유만으로 노동권을 박탈당하지 않는 것, 자산의 격차가 삶의 격차가 되지 않게, 당신이 누구든 차별받지 않는 세상. 이것은 우리가 꿈꾸는 세상이자 오월 광주가 말하는 대동세상 이라고 생각합니다.
백수, 엔포세대 라는 청년실업의 원인 제공자에서 우리의 삶을 우리 스스로 바꾸는 권리주체로서 우리는 지난 15년간 사회가 주목하지 않았던 청년들과 함께 세상의 틈을내고자 달려왔습니다. 어렵지만 함께 가고 작지만 분명했던 우리의 활동들, 어떠신가요 들불야학과 좀 닮았을까요 들불정신을 잇는 활동들로 채워보겠습니다.
일하지도, 교육받지도 않는 이른바 니트청년 고립청년이 어느덧 4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사회에 대한 공포에 떠는 청년들, 공정이라는 몰매를 맞는 소수자들, 더 적은 모멸을 받기위해 경쟁에 뛰어드는 청년들, 부채에 허덕이고 집밖으로 나오기가 두렵고, 노동시장 언저리를 맴돌면 어느곳에도 속하지 못하는 청년들 노력해도 꿋꿋이 일어나고, 열정으로 가득찬 청년들 외에도 세상에는 이런 청년들이 훨씬 많습니다. 사회가 주목하지 않은 청년들과 함께 하는 것, 사회가 보고싶어하지 않은 이들과 함께 하는 것, 그것이 저희의 사회적 미션입니다. 저희는 앞으로도 쭉 제도 바깥으로 밀려난 이들과 함께 하는 활동들을 하겠습니다.
곁이 주는 힘은 굉장히 강합니다.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 공간에서 바로 내 옆에 누군가 있다는 것, 이건 굉장히 중요한 사회적 에너지 입니다. 그 곁들이 모여 조직이 됩니다. 그리고 들불야학은 가난하고 약한자들의 곁이 되고자 했던 역사 라고 생각 합니다. 그리고 저희는 제도 바깥의 청년들의 곁이 되고자 합니다.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이 또한 든든한 곁으로 함께해주시리라 생각합니다.
오늘 이 들불상은 청년유니온 운동을 자녀운동으로만 여기지 않고 변화의 주체이자 운동의 동료로 함께 해주시겠다는 응원을 담은 상이자, 저희의 지난 15년에 대한 지역사회의 가슴벅찬 연대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이 자리에 광주청유 조합원/후원회원들 그리고 전현직 청년유니온 임원들도 자리해주고 계십니다. 이것은 광주청년유니온 만의 수상이 아닙니다. 세상의 틈을 내기 위해 함께 달리우리의 시간들에 대한 수상이자 청년유니온 전국 7개 지역지부 2천여명의 조합원들이 함께 수상한 것입니다.
젊었던 우리가 세상의 변화를 위해 함께 했다는 것, 그것은 먼훗날 우리 삶에 큰 자산으로 반짝일 것입니다. 늘 든든히 광주청년유니온과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리며 들불을 닮은 활동들을 해나가겠습니다. 노력말고 노조합시다! 감사합니다.